"한의학계를 대표해 대통령 건강을 지키면서 철저히 검증되고 객관성을 갖춘 진료로 신뢰를 쌓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방 주치의로 위촉된 김성수 경희대 한방병원장은“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비선 진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모든 진료를 절차대로 하겠다”고 했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한방(韓方) 주치의로 위촉된 김성수(65) 경희대 한방병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건강을 돌보는 일에 충실하면서도,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선입견도 바로잡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방 주치의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처음 도입됐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지됐다가 2011년에 재도입됐다. 김 원장은 역대 4번째 한방 주치의다. 그는 앞으로 양방(洋方) 주치의인 송인성 분당서울대병원 명예교수와 번갈아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의 건강을 돌볼 예정이다. 대통령 주치의는 차관급 예우를 받는 무보수 명예직이다.
김 원장은 1975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1986년부터 지금까지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재활의학 전공으로, 특히 침(鍼)을 활용한 뇌졸중(중풍) 치료의 권위자로 꼽힌다.
김 원장은 문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고 했다. 지난 20일 한방 주치의로 내정되면서 초청을 받아 청와대에서 만난 게 처음이었다. 청와대는 "대한한의사협회의 공식 추천을 받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문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가까운 한의사가 왜 없겠냐"며 "사적인 인연보다는 공식 절차에 따라 선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대통령에게 '이 치료법이 좋다' '이 약이 잘 듣는다'며 접근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모든 진료 행위가 청와대 의무실을 거쳐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잘못된 진료가 이뤄지기 쉽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한방 주치의는 대통령을 두어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통령의 건강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모든 진료를 투명하게 절차대로 하는 것이 대통령 주치의로서 김 원장의 목표 중 하나이다.
김 원장은 문 대통령에 대해 "선거 때 사실상 24시간 돌아다닐 정도로 보통 체력이 아니다"며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 주치의로 일하는 데 큰 부담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건강한 만큼 한의학적인 예방 진료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다만 문 대통령이 약간 엉덩이를 뒤로 빼고 어기적어기적 걷는 편이라 침 치료 등으로 자세 교정을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