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김진성 교수] JTBC(기사) - 여보! 입술이 파랗네, 혈액 순환기능 떨어졌나봐
관리자
14-03-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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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입술이 파랗네, 혈액 순환기능 떨어졌나봐

[중앙일보] 입력 2014-03-24 00:07 수정 2014-03-24 13:43

입술로 보는 건강

입술로 보는 건강
여보! 입술이 파랗네, 혈액 순환기능 떨어졌나봐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을 사랑한 피그말리온. 그가 조각상의 입술에 입을 맞추는 순간, 차가웠던 입술에 온기가 돌며 그녀는 생명력을 얻는다. 그리스 신화 속 얘기다. 붉고 매끄러운 입술은 건강한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피부가 얇고 민감한 입술은 신체 상태를 말해주는 건강 신호등이다. 그렇지만 입술은 자외선·립스틱처럼 매일 노출되는 환경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 입술이 벗겨지고 갈라지거나, 푸른빛이 돌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이상 신호다.

빨갛게 붓고 화끈거리면 알레르기 증상

붉은 빛을 띠는 부드럽고 말랑한 입술은 생김새가 큐피드의 화살이라고 불릴 만큼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이런 아름다움이 약점이 되기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는 "입술은 얼굴에서 가장 민감하다"며 "수분이 늘 부족해 건조해지기 쉽고, 자외선·음식물·치약 같은 자극 물질 때문에 염증도 잘 생긴다"고 말했다.

입술이 다른 피부보다 잘 건조해지고 마르는 이유는 뭘까. 나정임 교수는 "다른 피부와 달리 유분을 분비하는 피지 층이 없어 수분을 붙잡아두는 힘이 약하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박지혜 교수는 "입술에는 색소 세포와 털이 없고 표피가 투명해 모세혈관이 잘 비춰 보인다. 눈가와 함께 피부 두께가 가장 얇은 부위"라고 말했다.

약한 입술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은 염증이 생기는 입술염(구순염)이다. 입술이 가렵고 화끈거리거나 빨갛게 부어오른다면 알레르기 때문에 생기는 접촉성 입술염일 수 있다. 나정임 교수는 "구강청정제·치약·립스틱·치과보철물 등이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원인을 파악해 사용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적으로 염증이 있고, 아랫입술 중앙에서부터 껍질이 벗겨진다면 박탈성 입술염이다. 나 교수는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거나 입술을 깨무는 습관,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만성피부질환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입가에서 바깥으로 염증이 생기면서 갈라진다면 칸디다곰팡이균에 감염된 것이다. 틀니를 하는 노인에서 잘 나타나는데 침의 분비가 과다해서 생긴다.

입술은 이처럼 외부 환경에 늘 노출되는 부위이므로 보호막을 형성해 수분을 유지해준다. 나 교수는 "입술 보호는 특정 성분을 찾아 쓰기보다 보호제를 얼마나 자주 세심하게 발라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혜 교수는 "비타민 B·아연·철 등이 결핍된다면 입술염이 잘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시금치·달걀·브로콜리·해조류·콩 제품을 챙겨 먹는 것도 입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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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입술엔 구기자차

한방에서는 질병을 진단하는 데 참고하는 신체 기관 중 하나로 입술을 꼽는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김진성 교수는 "혈관을 지나는 혈액이 고스란히 비쳐 보이기 때문"이라며 "동의보감에서는 입술이 비위(소화기)와 관련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입술이 자주 갈라진다면 소화기에 열이 많고 수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긴장·피로는 소화기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숙면을 취하고, 위액분비를 촉진하는 찬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열기를 가라앉힌다. 소량으로 다섯 끼에 걸쳐 나눠먹는 것도 위장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입술 빛깔이 푸르면 혈액의 순환기능이 떨어져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한 탓이다. 핏기가 없는 창백한 입술은 소화 기능이 저하돼 기운이 없기 때문이다. 김진성 교수는 "추위·스트레스로 위축되면서 신체에 찬 기운이 많은 것이므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입술이 건조하다면 인체에 수분(진액)이 부족한 것으로 풀이한다. 김 교수는 "구기자·당귀·대추·유자를 차로 마시면 신체의 수분을 보호하면서 입술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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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질 뜯기·침 바르기·주름 문질러 닦기 금물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입술이 자주 트고 건조하다면 생활습관을 점검한다. 입술이 마를 때마다 침을 바르면 남아 있는 수분마저 날아가게 한다. 나정임 교수는 "피부에는 자연 보습인자가 있는데 침이 닿으면 녹아 없어진다"고 말했다. 침 속 세균이 갈라진 틈새로 침투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각질을 뜯어내는 습관은 입술을 거칠고 건조하게 하는 악순환을 부른다. 각질은 수분을 지키는 보호막이다. 나 교수는 "입술의 각질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그대로 둬야 다시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입술 피부는 새로운 세포가 올라오고 죽은 세포가 떨어져 나가는 턴오버가 다른 피부 부위보다 빠르다.

입술을 긁거나 빠는 습관, 주름 사이까지 휴지로 무리하게 문질러 닦는 습관은 입술에 자극을 주므로 피한다. 생활 공간이 너무 건조하지 않은지도 점검한다. 나 교수는 "건조한 실내 공기는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탄력을 잃게 한다. 민감한 입술은 특히 잘 트고 갈라진다"고 말했다.

선명한 색감과 광택으로 입술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는 립스틱은 자칫 입술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 될 수 있다. 건강하게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립스틱은 다양한 화학 성분으로 구성돼 입술에 자극을 주고 알레르기를 잘 일으킨다"고 말했다. 립 제품을 바른 후 입술이 쉽게 갈라지고, 잘 붓는다면 제품 속 향료나 염료가 알레르기의 원인일 수 있다.

립스틱에는 강한 흡착성이 있어 공기 중 먼지와 세균도 잘 달라붙는다.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다가 립스틱에 붙은 유해물질까지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이 문제가 된다. 식사 전에는 깨끗한 휴지로 립스틱을 닦고, 식사를 마친 후 다시 바른다.

립스틱은 외부와의 접촉이 잦아 미생물에 잘 오염된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말고 사용 후 즉시 뚜껑을 닫아 낮은 온도에서 보관한다. 사용하지 않던 립스틱을 다시 쓸 때에는 전에 썼던 부위를 제거하고 쓴다. 자외선차단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입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박지혜 교수는 "SPF15 정도의 립밤·립스틱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며 "입술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건조함·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