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어느 날 내 몸이 이유 없는 통증으로 아프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증의 원인을 알고자 병원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뚜렷한 원인을 알기 힘들다면 통증을 치료할 수 없는 것일까? 불행 중 다행일까? 이런 경우 섬유근육통이란 질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나는 섬유근육통에 대해 알아보자.
꼭꼭 숨어있는 섬유근육통
직장인 박형훈(35세, 가명)씨는 최근 들어 온 몸을 찌르는 듯 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 통증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밤에는 잠도 오지 않아 불면증이 시달리고 있다. 설사 잠이 든다고 하더라도 깊은 잠을 청하지 못해 오히려 피로감만 심해진다. 박 씨는 참다못해 병원을 찾아 X-Ray와 MRI등의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박 씨의 사례에서 보듯 자신은 통증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지만 병원 검사에서도 뚜렷한 원인을 쉽게 알 수 없는 것이 섬유근육통이다. 실제로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온 몸이 쑤시듯 아프지만 외관상으로는 건강한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으며 의학적으로도 특이한 소견을 발견하기 어렵다.
실제로 섬유근육통은 일반인들은 물론 전문가인 의사들도 정확하게 인식하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섬유근육통은 면역질환 또는 뼈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고 있고 완치조차 안 되는 병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섬유근육통에 대한 정의를 비교적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류마티즘학회에 따르면 머리 뒤쪽의 근육부터 시작해 목, 어깨, 2번째 갈비뼈, 팔꿈치, 허리, 엉덩이, 무릎 양쪽 등 18곳을 힘을 가해 누른 뒤 이중 11곳 이상 통증을 느낀다면 섬유근육통 증후군이라 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섬유근육통 체크 리스트
- 온몸이 두루 아프다
- 어깨, 등, 팔꿈치, 무릎 부위를 누르면 아픈 지점들이 있다
- 관절과 기타 조직이 아프지만 붓지는 않는다
- 아침에 일어나면 근육과 관절이 뻣뻣하지만 곧 나아진다
- 하루 종일 몸이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 잠들기가 어렵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 두통, 불안증, 과민성대장증후군, 어지럼증, 생리통 등이 있다
합병증이 더 무섭다!
통증에 대해 쉽게 접근하자면 통증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경보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가벼운 통증이라도 쉽게 여기지 않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통증을 우습게 생각했다가 만성화되면 거꾸로 통증 그 자체가 원인이 되어 심장, 폐 및 뇌에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섬유근육통과 같이 뼈가 아닌 신경성 통증은 외부의 충격 없이 신경에 문제가 있어 타는 듯 한 통증이나 전기가 오는 듯 한 고통, 살짝 닿기만 해도 아픈 이질통, 같은 자극에도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끼는 통각과민 등이 일어난다. 이러한 질환들은 섬유근육통과 마찬가지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통증이 나타나 일상생활과 대인관계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족들 또한 고통을 받는다.
더욱이 섬유근육통 같이 쉽게 병명이나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환자들은 통증으로 인해 굉장히 불안해하며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편두통은 물론 생리불순, 과민성 대장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더욱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섬유근육통으로 인한 통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가는 자살률이 높은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울증은 인구 100명중 15명이 평생을 살면서 한 번 정도 앓을 만큼 흔한 질병이면서도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기도 하다. 즉, 작은 통증이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다 사실은 섬유근육통이 새삼 무서운 질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완치는 가능할까?
섬유근육통은 치료는 쉽지 않은 병이지만 불치병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의미를 되 짚어보자면 치료가 어려운 질병 중 하나라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환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병이 섬유근육통인데 약물요법, 물리요법, 운동요법 등 다각적인 치료법이 필요하다.
중추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들을 이용해 통증을 줄여주고 최근 다이어트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점차적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또한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을 더욱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통증을 억제시키는 물질(세로토닌)을 생성시키는 능력은 떨어진다. 이런 섬유근육통 환자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근에는 통증전달물질을 억제시키는 약제(프레가발린)와 세로토닌을 증가시켜주는 약제(밀나시프란) 등이 개발돼 섬유근육통 치료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의학적 통합 치료로 통증 조절
동의보감에서는 통증에 관해 이렇게 설명한다. “불통즉통 통즉불통(不痛卽痛 痛卽不痛)” 즉, 몸속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통증이 나타나고 순환이 원활하면 통증이 없다라는 뜻이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차고 습한 나쁜 기운이 몸에 침입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및 외상 등은 기혈 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통증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통증을 치료하고자 하는 경우 한의학에서는 기혈을 원활하게 해주는데 주력한다. 치료법으로는 체질별 한약처방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과 원활한 기의 순환을 도모하고, 약침과 매선치료 등을 통해 기능개선과 통증 조절, 그리고 추나 요법을 이용해 통증의 모든 원인을 없애주는 한의학적 통합 치료 방법을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최도영 한방침구과 교수에 따르면 침을 이용해 피부 조직에 침을 놓아 기혈(氣血)의 막힌 곳을 뚫어주고 전류를 이용한 전침으로 통증을 조절한다. 또한 홍화, 녹용, 봉독 등 약침을 이용해 경혈에 직접 한약재를 주입함으로써 침에 대한 효과와 약물 효과를 동시에 나타내 빠른 시간 내에 통증을 완화시킨다.
이와 함께 김선호한의원 김선호 원장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수면 조건 개선 (취침 시간 취침 장소의 환경), 취침 전 가벼운 목욕, 독서 등을 하여야 한다”며 “약물로는 어혈을 풀어 혈액순환을 돕는 약, 긴장된 근육을 이완 시키는 약 ,관절기능을 원활 하게 하는 약, 뼈를 강화 시키는 약, 정신을 안정시키는 약, 전신 기능을 보한 약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안상준 기자 watcher@watcher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