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15학년도부터 인문계 고교생의 의예과, 치의예과 등 의학계열 지원을 허용한 데 대해 찬반 양론이 뜨겁다. 학문 융복합화 경향에 맞춰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소양을 균형 있게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론과 서울대 진학에 유리한 외고, 국제고 등 인문계 특목고 지원을 늘려 고교 서열화를 심화시킬 뿐이라는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 찬성 /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학장
전세계적인 `학문 융복합` 균형잡힌 창의인재 키워
인문학과 과학은 학문영역상 구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고교시절 문과와 이과를 구분해 교육하고 대학 입시에서 구분해 진행하는 것도 학생들의 선택권과 학문 분야의 인재 모집상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고교시절부터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여 학습함으로써 문과 출신은 어문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등에 보다 더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발판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이과 출신은 반대로 자연과학, 공학, 의학 등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지고 대학에서 교육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면의 뒤편에 숨어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 보완돼야 할 점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최근 많은 학문계에서 융복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융복합이란 단순히 몇 개의 학문을 뭉뚱그려 두루뭉술하게 재배열하는 작업이 아니라 그 속에 철학을 집어넣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데이터의 수치를 뛰어넘을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모든 학문은 원래 문과ㆍ이과의 구분에 따라 존재하지 않았다.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츠 등의 자연과학자들은 아울러 철학자이며 인문학자였다. 이들이 인류의 역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은 편향적이지 않게 지식을 습득해냈기 때문이다.
우리 경희대 한의대에서는 지난 몇 년간 이과생 70%, 문과생 30%로 비중을 정해서 학생들을 선발해왔다. 이것은 자연과학이면서도 인문학적 성격을 반영한 한의학의 특성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지난 세월 자연과학적 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이과 출신 중심으로 입시를 해왔지만 인문학적 성격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문과생의 서울대 의대 지원도 크게 보면 같은 차원이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발된 학생들을 잘 교육시켜 균형 있는 안목을 가진 의료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