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조성훈 교수] 건설경제신문 - 소화와 정신건강, 일석이조의 한방치료
관리자
15-08-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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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업그레이드 건강학]소화와 정신건강, 일석이조의 한방치료
 
기사입력 2015-08-04 13:25:25  l  


    조성훈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잘 자고, 잘 먹고, 잘 배변하는 것을 ‘건강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분은 주로 음식을 먹는 데서 얻는다. 일반적으로 ‘먹는 다는 것’은 소화기관이 모두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상은 자율신경계, 즉 뇌가 소화를 주관해 이뤄지는 것이다.

 구강에서 의식적으로 저작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내 의지대로 소화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소화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소화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며, 소화는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화가 나거나 불안을 느끼며 급하게 식사를 할 때 위장 장애, 복통, 설사, 변비 등 소화기 증상이 생기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식욕도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야 식욕도 정상적으로 생기게 되고 소화도 잘 될 수 있다. 두려움, 불안, 긴장 등의 정서적인 불안정성은 뇌로 하여금 비상상태로 인식하게 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식욕을 증가시키거나 감퇴시킨다.

 상상해 보라. 길을 가다가 무서운 사자하고 마주쳤을 때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비단 이런 공포스러운 상황이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경험이나 생활습관, 음식물에 대한 기억, 유전 소인에 따라서도 소화 능력은 달라지게 된다. 예전에 백숙을 먹고 크게 한 번 체해서 병치레를 한 경험이 있다면 당분간 백숙을 먹으려고 할 때마다 크게 고생했던 생각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유아기에 먹는 것이 너무 과하거나 불충분했던 경험은 성장하여 식이장애로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식욕 이상,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는 그 원인을 소화기 쪽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의 정서, 유년 시절의 경험 등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소화 증상과 관계된 정신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식이장애이다. 식이장애는 식이 행동과 관련된 이상 행동과 생각을 통틀어 일컫는 것이며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신경성 과식증(bulimia nervosa) 등의 종류가 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들은 체중이 느는 것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보이고, 최소한의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거부하며 살을 빼려는 지속적인 행동을 보인다. 동시에 체중, 체형에 대해 심각하게 잘못 인지하는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즉 저체중이거나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살이 쪘다고 느낀다. 여자 청소년의 0.5~1%가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고 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많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의 5-18%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나쁘고 대부분 자살, 기아, 전해질 불균형에 의해서 일어난다. 식이장애의 한방 치료는 일반적으로 침구 치료, 한약물 치료와 정신 요법을 함께 쓴다. 침구 치료와 한약물 치료를 시행하지만 식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심리적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식이장애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질환이다.